벌금 300만원 내 본 나의 레전드 경험 리뷰

살다보면 벌금 낼 때도 생깁니다. 그만큼 한 치 앞을 모르는게 인생입니다.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벌금을 맞게 되면 당황하게 됩니다. 저도 몇 년 전에 업무방해죄로 벌금을 300만원 내 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벌금에 대한 고찰과 리뷰를 해봅니다.

벌금 고지서는 어떻게 생겼나요?

그냥 지로 용지처럼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최장 60일 동안 4장의 벌금 고지서를 받게됩니다.

벌금 고지서
300만원 벌금 고지서

먼저 가납고지서라는 것을 15일 기한씩 2차례 받게 됩니다. 가납은 최종 판결이 나기 전 도주해버리면 벌금을 못 받기 때문에 미리 내달라는 뜻입니다. 안내도 불이익은 없습니다.

가납 기간 한 달이 지나도 벌금을 내지 않으면, 본납 고지서가 옵니다. 이것도 똑같이 15일 기한씩 2번 옵니다. 이후에도 안내면 지명 수배, 압류, 노역장 유치 등 인생 끝판왕 난이도가 기다리고 있지요.

다행히 저는 벌금을 냈고 별 일 없었습니다.

벌금은 언제까지 내야했나요?

확정 판결 후 한 달 내에 내야합니다. 쉽게 말하면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납 때부터 시작해서 총합 60일 정도 시간이 있습니다. 가납 30일, 본납 30일 더해서 60일이 되는거지요.

하지만 검찰에서 매일 같이 독촉 문자를 보내기 때문에 60일까지 안내고 버티기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가 심해져요.

벌금 대신할 다른 방법은 없었나요?

당연히 있습니다. 가납 기간 한 달이 지나고 본납 기간이 시작되면 그 한 달 동안 여러가지 벌금에 대한 대응을 해 볼 수 있습니다.

판결에 불복해서 정식 재판 청구를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벌금 낼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겠죠.

정말로 형편이 좋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 분납과 사회봉사도 있습니다. 재난당한 자,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분들만 가능합니다. 일반인은 꿈도 꾸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업무방해죄로 벌금을 받았을 때가 코로나가 막 터진 때여서 운이 좋았습니다. 코로나를 재난당한 경우로 해석해주어서 분납이 가능했습니다. 운이 정말 좋았죠. 하지만 코로나가 사실상 끝난 24년 이후라도 검찰에 무조건 문의해보세요. 위축되지 마시고 아줌마 직원에게 당당하게 문의하셔도 됩니다!

분납은 처음에 벌금액수의 30%를 검찰청 집행과 직원에게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줘야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70% 벌금액을 6개월 동안 나눠서 갚는 방식입니다.

말이 6개월이지 검찰에서 가만 안놔둡니다. 대출 회사 채권 추심 못지 않게 사람 피를 말리는 납입 종용 문자가 날마다 옵니다. 저는 엄청난 독촉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머리도 빠지고 그랬어요. 결국 6개월이 채 안되어서 다 갚아버렸습니다. ㅠㅠ

벌금은 서민에게 너무 가혹해

막상 벌금을 당해보니, 과연 서민 중 누가 벌금 300만원을 하루 아침에 일시불로 낼 수 있을지 의아해졌습니다. 대출 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지 않나 싶은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한국 벌금형의 취지는 감옥 가는 대신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사회 생활을 계속 유지하게 하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벌금 때문에 사회 생활을 못하고 감옥에 끌려가는 판국입니다. 벌금은 사람을 돕는게 아니라 사람을 잡고 있습니다. 전혀 서민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서민을 괴롭히고 통제하는 제도입니다.

중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벌금이 나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일시불의 벌금 만으로도 생활에 직격타를 당하는 서민에게 벌금은 이제 그만 내려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금 보다 가벼운 봉사활동으로 대체하거나, 유럽처럼 소득과 재산에 맞는 벌금형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까지 벌금을 내 본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벌금에 대해 리뷰를 해보았습니다. 서민에게만 가혹한 벌금형은 폐기되거나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